“깨어나기만 하면 돼요. 발표문은 우리가 씁니다.”
십 년간 그 검을 닦아 온 청소부가, 장난으로 쥐었다가 뽑았다
수정구가 새까맣게 죽어버리자 다들 무속성 평민이라며 비웃었다.
용사 넷의 짐꾼이 됐다. 죽이는 대신 꼬셔 보기로 했다.
부채 뒤에 숨더니, 밤마다 나한테만 검을 드는 왕녀
날 괴롭힌 일진이 내 범퍼를 박았다
속마음 들리는 옛 일진 룸메 공략전
호감도 -15 선배, 100까지 올려봐
그때 날 괴롭힌 일진이 내 입시 선생이 됐다
야, 그렇게 엎드려서 자면 입 돌아간다니까. ...공부 가르쳐 달라고 조른 건 너면서, 네가 먼저 잠들면 어떡해.
혼자 부르면 예쁜 노래예요. 그런데 당신이 같이 부르면, 문이 열릴 것 같아요.
오늘 건 협찬 아니에요. 홍귤가지 때문이 아니라, 당신 댓글을 보고 그냥 손이 멈춘 거예요.
다시 출게요. 발찌 소리가 왜 당신 앞에서만 뚝 멈추는지, 나도 아직 모르겠어요.
장부대로라면 그대를 넘겨야 하오. 허나 이상하군요. 내 손이 아직 그 이름을 덮지 못하겠소.
오늘 영상엔 안 나와도 돼요. 대신 이 꽃, 당신이 좀 들어 줄래요? 나 지금 손이 떨려서요.
됐소. 상처는 이 정도면 며칠은 버틸 만하겠군. …그러니 도망가지 말고, 좀 더 여기 있으시오.
13년지기 소꿉친구가 일진이 됐다.
4년 전 내가 괴롭혔던 애가, 변해서 돌아왔다.
내 교생 반에 눌러앉은 일진 여고생들.
하교길에 걸린 뒤로, 일진 선배 넷이 나한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수학여행, 여친 있는 일진남이랑 같은 방이 됐다.
맞으면서 키운 몸으로 복수하려던 날, 전학 통지서가 나왔다.
네 목값보다 높은 보호금을 걸었어. ...이제 넌 제거 대상이 아니라 내 동업자야. 거절은 받지 않아.
움직이지 마. 아니, 너 말고. 등 뒤는 위험하니까 내 쪽으로 와. 설명은 나중에 할 테니, 일단 살고 보자.
보급품은 공평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담요는 당신 것이라고 표시해 뒀습니다.
당신 뒤를 캐던 놈 있었는데, 그 기록은 오늘부로 없는 걸로 했습니다.
뒷문 열쇠야. …이걸로 나가면 오늘 일은 없던 일이야. 그래도 앞으로 나가겠다면, 막지 않을게.
뭐야. 왜 여기까지 내려왔어. 손 봤으면 그냥 가. ...가지 마.
이 골목은 위험해. 다른 길로 가. …문신은 보지 마. 너랑 엮이면, 내가 처음으로 명령을 어기게 되거든.
...왔다. 기록보다, 당신 심박 소리가 먼저 들려. 이건 어떤 항목에 적어야 해? 나는, 이 느낌의 이름을 몰라.
데려다줄게. 오늘은 토 달지 말고. …그리고 이거, 어제 녹음도 못 지웠어. 이유는 알아서 짐작해.
들어오면 안 되는 시간인데. 봤구나, 보지 말아야 할 걸. 걱정 마. 네가 본 건 내가 덮을게. 값은… 너한테만은 안 받아. 대신, 다시는 이 문 안으로 들어오지 마.
이 보고서들 중에, 그대 이름이 적힌 게 한 장 있소. ...무슨 내용인지는 묻지 마시오. 그대를 위험한 곳에서 빼는 명령이니까. 평생 명령만 내리고 살았는데, 어째서 그대한테만 그게 이리 무거운지 모르겠군.
오늘 식사는 했어? ...됐고, 일단 이거 한 잔만 받아. 식사 대용 아니야. 그냥 네 옆에 잔 하나 놔두고 싶어서 그래.
여기까지 살아 올라온 건 네가 처음이다. ...겁이 없는 건지, 아니면 죽으려고 온 건지. 어느 쪽이든, 가까이 오지 마라. 내 검이 너를 알아보기 전에.
이 시간에 야경상회 문을 두드리는 손님은 둘 중 하나야. 갚을 게 있거나, 묻을 게 있거나. ...네 건 일단 금고 말고 여기 둘게. 봉인은, 천천히 하자. 어차피 새벽은 기니까.
이상한 일이군. 나는 사람의 거짓을 구슬 한 알로 헤아리는 자다. 무림맹주의 속도 읽었지. 한데 그대만은… 한 알도 채워지지 않아. 그러니 그대, 내 곁에 머물러라. 읽힐 때까지.
귀 처진 거 티 나요? …당신 앞에서만 자꾸 이래요.
외출은 가능합니다. 대신 오늘 동행은 제가 합니다. 이건 통제가 아니라 확인입니다.
웃어도 돼. 내가 먼저 겁먹지 않으려고 떠드는 거니까.
오늘은 제가 직접 봐 드릴게요. ...잠깐, 너 너 맞지? 진짜 너야?
마지막 여행이라고 했지. 가방, 같이 싸자. 아니, 그 사진은 신경 쓰지 마 — 지우려고 했는데... 왜 못 지웠는지 나도 모르겠어.
...야. 여기 네 단골이었냐. 아니다, 됐고. 그 자리 건조기 30분 남았으니까, 괜히 째려보지 말고 기다려.
너 가는 거 보고 갈 거야. …왜 맨날 남냐고? 그냥, 심심해서.
...아직 안 갔네. 여기까지 한 곡도 안 빼고 들은 사람은 그쪽이 처음이에요. 플레이리스트 맨 밑에 곡 하나 남았거든요, 오늘로 접으려고 적어둔 거. 들을 거면 박수는 끝나고 — 자꾸 틀려서 그래요.
이 고해문에는... 이름을 적지 못했습니다. 제 이름이라 부를 만한 게, 아직 없어서요.
손 여기 올려 주세요~ …어? 손 관리 안 하시죠? 오늘 많이 바빴나 봐요. 손만 봐도 알겠는데요, 뭘.
지도? 반으로 찢었어. 보물보다 네가 가리킨 어두운 길이 더 흥미롭거든. 후회는 안 해. 다만 손은 꽉 잡아. 이 길, 내가 골라준 거 아니니까 책임도 반반이야.
…마감했다는 말은, 오늘은 못 하겠네. 들어와. 그 열쇠, 자세히 좀 보자.
회의 중엔 미안했어. …이제 문 닫혔으니까. 손, 차갑네. 이리 줘 봐.
그대, 또 이 누각까지 오셨습니까. 매죽원은 한가로워 보여도 드나드는 눈이 많은 곳입니다. 차 한 잔은 내어 드리지요. 다만 너무 오래 머무르지는 마시지요. …이 시는, 아직 마지막 줄을 못 적었으니.
왔구나. 앉아, 여긴 바람이 덜 드니까. 방금 건 아무것도 아니야... 오늘 일은 묻지 않을 테니, 너도 내 손에 든 건 못 본 걸로 해 줘.
어, 미안. 지나가다 보니까 또 문이 좀 삐걱대길래. …금방 끝나. 아, 이 문고리는 그냥 내가 깎아본 건데, 네 집 색이랑 맞을 것 같아서. 부담 갖진 말고. 헌 집이라 손볼 데가 끝이 없네, 진짜.
거기 비 다 맞겠다, 일로 와서 앉아. 국밥 한 그릇 시켜 줄게 — 아, 나 위험한 사람 아니니까 그 칼은 안 봐도 돼. ...봤어도 못 본 척해 주고.
노크 좀 하지.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악보 정리하던 거야. 보지 마 — 아니다, 됐어. 어차피 너도 곧 알게 될 거잖아. 일단 거기 앉아.
어, 왔네. 올해도 여기서 만나는구나. 이 풍경(風鈴), 방금 하나 더 달았어. 그냥 바람 불면 소리 예쁘니까. …불꽃 곧 터져. 같이 볼래?
아, 안녕. 여기 자주 지나가더라. 나는 그냥… 수련하기 좋은 자리라서, 우연이야. 조심히 가, 산길 미끄러우니까.
왜 또 이렇게 늦게 다녀. 뭐, 걱정한 거 아니고, 그냥 잠이 안 와서 나온 거야. ...딸기우유, 문 앞에 놨으니까 들어가서 먹든가 말든가.
…상자, 잘못 열었어. 신경 쓰지 마. 이거나 마저 정리하자, 딴 거 볼 시간 없어.
장부는 내가 먼저 펼쳤어. 캐물으러 온 사람이. ...여기 봐, 네 이름이 적혀 있거든. 잔 비기 전에 앉아, 오늘은 내가 먼저 할 말이 있어.
…그릇은 문 앞에 둘게. 식기 전에 먹어. 네가 기다렸을까 봐 온 건 아니야.
오늘 감사 보고서에 그쪽 이름 올라가요. 웃겨서가 아니에요, 진짜로. …왜 그렇게 봐요.
...됐어요. 오늘도 안 되겠네. 돌아서지 마요. 내가 아직 칼 안 넣었거든.
이렇게 된 거, 솔직하게 얘기하죠. 제가 이 가게 원하는 건 맞아요. 근데 오늘은 그 얘기 하러 온 게 아니에요.
도전장 네가 적었지. 좋아, 받아준다. 단, 룰은 알지? 지면 내 부탁 하나 들어주는 거. ...전적표 맨 위, 아직 아무도 못 깬 거 보고도 적었으면 각오는 됐다는 거고. 자신 있어?
이 시간에 또 왔네요. ...그쪽이 두고 간 거예요, 이 책갈피. 돌려주려고 일부러 안 치웠어요.
그 라떼, 다시 만들어요. ...이건 내가 책임지죠. 당신이 욕먹는 꼴은, 보기 싫으니까.
왜 하필 여기 앉아. 자리 많잖아. 계약대로면 오늘은 안 보기로 한 날인데. ...뭐, 이미 앉았으니까. 종착역까지만. 그 정도는 봐줄게.
방금 클럽에서 다섯 시간 틀고 왔어. 귀가 아직도 울려. …내 헤드폰은 건들지 마. 같은 방 쓴다고 그것까지 네 거 아니야.
내가 먼저 발송했다고 해줄게. 한 번만. 두 번은 없어.
…줍던가 말던가. 나 모르는 척해.
이 녹음 파일, 지울 수도 있어. 근데 그 전에 네 진짜 사정부터 들어야겠어. 거짓말하면 바로 끝이야. …나도 지금, 그렇게 여유로운 패는 아니거든.
야. 그 장부, 네 사물함에 왜 들어가 있는지 나한테 설명해야 할 거 같은데. ...아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손이 원래 차요. 체질이라서. …진맥 다 끝나면 물어봐요, 그 전엔 말 걸지 말고요.
또 왔어. ...왜 와? 규칙상 나 여기 있으면 안 되는데, 네가 자꾸 오니까 내가 자꾸 오게 되잖아.
나한테 파는 정보가 다른 데도 팔렸어? ...아니면 네가 정보 때문에 표적이 된 거야. 둘 다면 지금 당장 내 쪽으로 와.
세 번째야. 원래 여기까지야. ...근데 한 번만 더. 이유는 없어. 그냥 내가 그래.
오늘도... 때가 아닌 것 같아. 다음에 다시 올게.
괜찮아? 아니, 말하지 마. 나 네 손 잡으면 안 돼. …아직은.
주무셨습니까, 너 님. 아침 식사를 가져왔습니다. …오늘 치 보고서는 아직 비어 있으니, 수상한 행동을 하실 계획이 없다면 그대로 두겠습니다.
방문 목적과 체류 기간을 말씀해 주십시오. 후작 가주님은 오후에 면담이 가능하십니다. …그 손목, 어디서 생긴 흉터입니까.
...그 경로로 어떻게 살아 왔어요. 지도에서 지워놨던 경로인데. 설명해줘요, 이거 다음 작전에 쓸 수도 있으니까.
여길 이 시간에? 결계 연구라면 낮에 해요. ...보지 않아도 됩니다, 방금 건.
불 꺼진 복도에 혼자 계시면 안 됩니다, 너 님. 오늘 밤은 제가 방까지 바래다드리겠습니다. 명령이 아니어도, 이건 제가 하고 싶은 일이니까요.
재밌네. 몇 백 년 만에 거울이 아무것도 안 보여주는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이거 왜 이러지? 잠깐 서 있어 봐, 자세히 좀 보게.
손목이 그렇게 꺾인 채로 계속 휘두르면, 다시는 창을 못 잡아. …이리, 손 줘 봐.
이 섬엔 시중들 하인이 없는 거예요? 그럼 이 불은 대체 누가... 아니, 됐어요. 보고만 있을 테니까, 어떻게 피우는 건지 그쪽이 한 번만 가르쳐 주든가요.
정전이라니, 운도 좋네. 이름이 지워졌어. 그럼 이제— 추적 개시야. 잘 도망쳐 봐. ...걱정 마. 잡는 게 목적이라곤, 아직 말 안 했으니까.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도 나는 방금 당신이 참은 말을 알아들었어요.
낮엔 그냥 오토바이 소린데, 밤엔 신호야. 오늘은 너 때문에 나온 거고.
다른 손님들은 다 돌려보냈어. 자, 이 왕 말. 네 손으로 직접 쓰러뜨려 봐. …무릎은 안 꿇어도 좋아. 오히려 그 편이, 훨씬 재밌거든.
다시 써 와. …이번엔 내가 옆에서 볼게. 각오했으면, 그 각오 나한테도 보여줘.
야, 이거 네 가방에서 흘렸더라. …됐고, 골목 끝까지만 데려다준다. 귀찮게 묻지 말고.
왔어? ...장부 볼 생각 마. 방금 네 이름, 거래 목록에서 뺐으니까. 묻지 말고 일단 타. 여기 더 있으면, 다음 장에 적히는 건 너야.
이 장부, 네가 펼친 거 맞지. …해고서는 안 써. 대신 오늘부터 너, 비서실이야. 새 사원증 여기 있고, 본 건 잊는 법부터 배워. 가까이 둘 거니까.
또 여기서 잘 거면 발은 소파 밖으로 빼. …커피 두 캔 뽑았어, 한 캔은 식기 전에 마셔. 네 빚 얘긴 그거 마시고 하자. 그 문서, 보통 거 아니더라.
그 기사 얘기는 여기서 끝내자. 오늘 야근은 내가 이미 취소했으니까 코트나 챙겨 — 1층까지는 내가 데려다줄 거고, 토 달지 마.
이 종이, 진짜 네 거 맞아? ...아니, 됐어. 굳이 대답 안 해도 돼. 여기 적힌 거, 너보다 내가 더 잘 알거든. 일단 앉아. 패가 끝날 때까진 어차피 이 섬 못 나가니까. 천천히 얘기하자고.
아직 안 갔네. …다들 가는 시간인데, 뭐 굳이 일어날 필요 없고. 한 잔 더 줄까, 메뉴엔 없는 건데 너 입맛에 맞춰 본 거야. 어차피 나도 딱히 할 거 없으니까.
...여긴 길 잃은 사람이 올 데가 아닌데. 뭐 열어줄까, 아니면 잠가줄까. 값은 나중에 받고.
또 오셨군요. …이런 곳은 한 번이면 충분할 텐데, 뭐, 딱히 돌아갈 필요도 없죠. 이리 와서 앉아요. 오늘 밤은 당신 운이 나쁘지 않아 보이니까.
동생 마지막 위치, 이 폰에 찍혀 있어. ...왜 도와주냐고 묻지 마. 묻는다고, 내가 한 짓이 없던 일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
그 그림, 잠깐 보여 주실래요. …아, 표정 굳히지 마세요.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잖아요. 다만 한 가지는 미리 알려 드리죠. 여기선 가격이 진짜를 증명하지 않습니다. 안목이 증명하죠.
매듭이 풀리면 산길에서 위험하다. 내가 다시 묶어 두지. 빈 병은 신경 쓰지 마라, 그냥 둔 것뿐이니 — 더는 오지 말라는 말은 다음 보름에 다시 하마.
그 손목, 이리 줘 보겠소. ...아니, 도망갈 것 없소. 진맥 한 번 하자는 것뿐인데— 그대 맥은, 어찌 한 번 잡으면 이리 안 잊히는지.
거기 앉으면 네 등이 문을 보게 된다. ...낭인의 예의지. 문은 내가 등질 테니, 너는 이쪽에 앉아.
이 검흔, 그대가 홀로 남긴 것입니까. 매듭이 또 풀렸군요. ...늘 내가 매주던 것인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손이 잘 안 듣습니다. 그대를 아이로 보던 손이, 한 검사로 보려니 이렇게 서툴러지는군요.
그 패, 어디서 났어? 겁먹지 마. 원래 웃으면서 물을 때가 제일 위험하다던데... 너한텐 진짜 그냥 궁금해서 묻는 것 같으니까.
포상은 됐소. 다만 한 가지만 — 한성으로 돌아가는 마차, 너와 같이 타게 해 주시오. ...이건 셈이 아니라, 욕심이오. 내가 평생 처음 두는, 답 없는 한 수요.
어, 그거 빈 등이잖아. 소원 적기 어려우면 내가 도와줄까. …대신 부끄러운 거면 강물한테만 말해. 강은 입이 무겁거든. 나도 십 년째 못 적은 게 하나 있어서, 그 마음은 좀 알아.
흑야문에 빚을 지러 온 거냐, 갚으러 온 거냐. ...값은 나중에 부르지. 약비엔 아직 안 새겼다. 일단 앉아라. 이 청부, 돌에 새기기 전에 한 번 더 봐야겠으니.
이 시간에 누각까지 올라오시다니. ...강호의 수는 다 읽히는데, 그대 발걸음만큼은 늘 예상 밖이군요. 마침 차도 식기 전이니, 앉으시지요.
…거기 서 있으면 비를 더 맞을 뿐이오. 자리는 넉넉하니 앉으시오. 단, 이 검에 대해선 묻지 마시오.
말은 아끼라 했었지. ...그 규칙이, 오늘따라 그대와 나 사이를 너무 멀게 하는군.
좋아, 들어와. 단, 내 진영에 있는 동안 네 목숨은 이 창이 맡는다. 토 달지 마.
또 일찍 오셨군요. ...연무는 끝났는데, 그대가 보고 있으면 검이 자꾸 흐트러져서요. 무슨 일로 오셨는지, 천천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성루 바람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그건 둘러라. 명령이 아니라, 네가 얼어붙으면 내 순찰이 늦어지니까. ...명부엔 아직 네 이름을 안 적었다. 그건, 천천히 하자.
오셨소. 마침 황색이 곱게 들었으니 보고 가시오. 색실은 거기 내려두고 잠시 곁에 앉으시오, 차를 내오겠소. …이 빛은 그대한테 잘 어울리겠다 싶어 따로 빼 두었소.
그 사람 어디 있는지 알아. ...그것보다 먼저, 이름이 뭐야.
이 초소에 함부로 손대지 마. ...너, 근무 대충 하다 갈 사람 아니지? 그 눈빛이 딴 사람들이랑 달라서.
...이상하네. 처음이야, 내 시선에 그냥 인사로 대응하는 인간이. 겁이 없는 거야, 아니면 진짜 아무것도 느낌이 없는 거야?
차 키 받아. 도망가도 위치는 안 묻는다. ...단지, 어디로 갈 건지 정도는 말해 줬으면 좋겠는데. 안 그러면 내가 직접 찾으러 갈 테니까.
지금 그 사람 옆에 서지 마. 저 가면, 재무관 드레텐이야. …복수를 도와달라는 게 아니야. 그냥 내가 틀리지 않았다고, 너 한 명만 믿어주면 돼.
네 과녁, 내가 대신 맞혔어. 점수는 반반. ...다음엔 직접 해. 네가 자꾸 내 사정거리에 들어와서, 손이 안 움직이니까.
부표 밖은 원래 예외 없이 퇴장이야. 근데 오늘은 호루라기가 안 불리네. ...이름이 뭐야, 너.
어머, 벌써 가려고요? 재밌는 건 이제부턴데. 내가 진짜로 웃으면 이 마크가 흐려지거든요. 그거 알아채는 사람 되게 오랜만인데. ...지금 내 얼굴,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창문 잠갔어. 너 혼자 남지 마. 같이 나가. 이유는 묻지 말고.
딴 사람 신경 쓸 시간에... 여기, 내 머리나 톡톡 해 봐. 빨리, 딴 데 보지 말고.
전쟁 지도보다 네 표정이 더 어렵군. ...다들 내 앞에선 눈을 내리는데, 너는 안 그래. 재밌어. 이리 와서, 왜 그런지 직접 읽혀 봐.
이 꽃다발, 오늘은 핑계가 없네요. 안 팔리면 버려야 하니까… 그냥, 받아 줄래요?
이거 너 우산이잖아요. ...늦을 것 같아서 나왔는데. 비 그칠 때까지 여기 있을 거죠?
오늘 좀 힘들어 보이던데. ...뭐라도 먹긴 했어요? 일단 이거부터 마시고, 얘기는 그다음에 해요.
아, 손님. 그 자리요? 오늘은 제가 먼저 찜해놨거든요. 비 오는 날 창가는 원래 제 거예요. ...정 앉고 싶으면, 책 한 권 펼치고 협상해 보든가요.
괜찮아요. 늘 이래요. 그냥, 오늘만... 오늘만 아무것도 묻지 말아 줄래요. 그 서류는 못 본 걸로 할게요.
오늘 명단, 맨 위에 이름 하나가 낯설더라. …그게 너였네. 들어와, 여긴 아무나 못 들어오는데.
작품이 끌리는 게 있으세요? 아니면, 다른 이유로 남아 계신 건지. 그 그림 앞엔 다들 그냥 지나가시는데. ...왜 거기 멈춰 계신지, 솔직히 좀 궁금해서요.
이 수치, 내가 아니면 아무도 못 잡는다고 생각했어? 잘 봤어. 그 슬랙 수정본? ...회사 공용 봇이 보낸 거겠지. 신경 쓰지 말고 반영이나 해.
이거 두고 갔네요. 안쪽에 몇 군데 손봤어요. 보든 말든 알아서 하고. ...야근할 거면 뭐라도 좀 먹으면서 해요.
야, 그거 마시면 안 되는 거 알지? 너한텐 안 팔아. ...대신 이거 마셔. 무알코올인데 너 좋아하는 맛으로 만들었어. 오늘 올 줄 알고 미리 얼려놨어.
우산도 없이 뛰어 들어왔네요. 따뜻한 차 한 잔 우려 드릴게요. …어차피 안 팔리고 남는 차라서요. 비 그칠 때까지만, 손님이 이 자리 주인 하세요.
어, 여기서 만나네. 버스 놓쳤구나? ...나도 마침 밥 안 먹었는데. 도시락 두 개 샀거든. 하나 남는데, 같이 갈래.
오늘은 강 보이는 방으로 드릴게요. 제일 좋은 방이라, 아무한테나는 안 내주는데. ...그대니까요. 방패는— 아, 미리 새겨 뒀어요. 묻지 말고 들어가 쉬세요, 강바람이 차니까.
너, 방금 그 화면 봤지. 시그마. 맞아, 나야. 학교엔 말하지 마, 귀찮아지니까. ...그 대신, 한 판 볼래? 옆자리 비워 둘게. 너한테만.
무대에선 안 웃어도 되는데, 여기선 왜 자꾸 웃게 만들어요.
이 선택지는 위험합니다. 그런데 당신답다는 이유로 지우지 못했습니다.
방금 그 컷, 대본에 없던 표정이었는데 — 그거 본 사람, 당신밖에 없어요.
…너였냐. 안 피웠어. 방금 껐다구.
여기 아무나 들어오는 데 아닌데. ...뭐, 이미 봤으니까. 그 의자 앉아. 대신 방금 화면에 뜬 폴더 이름은 못 본 걸로 해라. 비트 끊기면 나가는 거고.
막차는 끊겼어. 근데 너, 명단에 없어 — 백 년 동안 이런 일은 없었는데. ...일단 그 자리에 있어. 통로 쪽으론 가지 마.
어, 왔네. 안 기다린 거고, 그냥 자유투 백 개 채우던 중이었어. 야, 손목 테이프에 뭐 적혔나 보지 마. 내일 수림제 결승, 너 보러 올 거지? …오라곤 안 했다, 오면 좋고.
여긴 출입 금지인데. ...뭐, 신고할 거면 해. 근데 너 표정 보니까 길 잃은 거 같은데. 귀찮게, 안내해 줘야 되나.
혼담 서신 따위, 급할 것 없다. 그보다 네가 들고 온 그 차나 이리 다오, 식기 전에... 손은 보지 마라. 추워서 그런 거다.
너 씨가 반박할 거 다 알아서 슬라이드 열 장 준비했어요. ...근데 정작 하고 싶은 말은, 슬라이드에 한 장도 없네.
야. …노크 안 배웠냐. 여긴 빈 방이라고 알려진 데야. 방금 들은 거,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그 곡은 아직 완성된 게 아니니까.
뭐야, 거기서 다 들은 거야? 안 들은 척이라도 좀 하지. ...아직 미완성이라고, 그거. 후렴이 비어서. 그러니까 들은 거, 잊어.
오늘 무대 봤지. 어땠어. 아니, 됐고. ...이거, '트랙 7'이라고 아직 안 끝낸 곡인데. 너한테만 한 번 들려줄게. 마지막 줄은 아직 없으니까, 웃지 마.
이 흉터, 지우러 온 거 아니지. …덮으러 온 거잖아. 도안은 별로지만, 사연은 마음에 들어. 앉아. 오늘은 받을게.
거기서 비 다 맞을 거야? ...됐고, 헬멧 받아. 이 골목 내리막 미끄러우니까, 그냥 타. 꽉 잡고.
거기 지금 들어가지 마. ...오늘 물때가 안 좋아, 안쪽으로 끌려 들어가. 저 빨간 깃발 보이지. 들어가고 싶으면, 나 옆에 있을 때만.
이 소원지는 태울게. 이번만은... 빌지 마. 네 소원을 들어주면 내가 너를 잊게 되니까.
이 책… 매번 여기 놓고 가신 거, 너 씨 맞죠? 저 사실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요.
아, 그 자리. 원래 켜두는 거예요. 마감 전엔 다 켜두니까. ...착각, 하지 마세요.
어서 오세요. …아, 그 천 말고요. 잠깐만 이쪽으로 서 보실래요? 빛이 이렇게 들 때 사람 얼굴색이 제일 정직하게 나오거든요. 그쪽엔 쪽빛보다 소목 쪽이 맞겠네요. 왜 그런지는, 차차요.
이거, 원래 마감 때 딱 두 개만 만드는 건데. 하나는 제 거고, 하나는… 그냥 드세요. 식기 전에.
...알았어, 매주였어. 됐냐? 근데 왜 하필 너네 집이냐고는, 오늘은 묻지 마.
조준경 내렸어. 너, 표적에서 빠졌어. ...지금 당장 뛰어. 묻지 말고.
와, 진짜 손님이다! 저 오늘 처음으로 가게 문 제대로 열어봤어요. 저기...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가지 마세요, 조금만 더 있다 가면 안 돼요?
이름이 뭐냐고요... 아무도 안 물어봐서, 대답을 준비 못 했어요.
마감인데... 뭐, 마지막 손님 갈 때까진 안 끄는 게 우리 집 규칙이라. 일단 이거부터. 비 많이 맞았네.
깼군요. 상처는 어제 다 아물었어요. ...그냥, 기혈이 제자리를 찾았는지 확인하던 참이었습니다.
널 죽이러 들어온 거 맞아. 근데 평생 칼만 쥐고 살았는데, 네 얼굴을 본 순간 손이 안 움직이더라. ...나도 한 번쯤, 그냥 평범하게 살아보고 싶어진 건가 봐.
일단 이거 입어. …귀환 주문은 계속 찾을게, 진짜로. 근데 오늘까지는, 그냥 여기 있어 줘.
너지, 이번 여름 새로 온 알바. 다들 나 어려워하는데, 넌 왜 자꾸 말을 걸어? ...이 수영장, 여름 끝나면 통째로 없어져. 그 전에 딱 십 분만, 나랑 여기 발 담그고 갈래?
오지 마. 아니, 와. 잠깐 확인할 게 있어서. 어제 새벽에 벽 두드렸는데 답이 없길래. …별일 없는 거 맞지?
사주? 봐줄게, 앉아 — 어, 잠깐, 이거 왜 이렇게 안 읽히지. 처음이야, 이런 거. ...아니다, 신경 쓰지 마. 좋은 말만 해줄게.
팬레터 박스에 너한테 쓴 손편지가 한 장 섞여 들어갔어. ...그거 마지막 줄까지 읽었어? 제발 아직 아니라고 해 줘.
어, 여기 있었네. 컵라면 두 개 살 거면 하나 나 줘. ...방금 올린 곡 있는데, 너 들어볼래? 집 가지 말고, 잠깐만 더 있다 가.
봤지? 모자 눌러써도 소용없네. 신고할 거면 빨리 하고, 아니면 그냥 못 본 척 지나가. …근데 우산 그거, 같이 쓸 거야 말 거야. 비 다 맞고 있잖아, 둘 다.
여긴 어떻게 올라왔어? 출입금지인 거 몰라?…뭐, 됐다. 이왕 온 거, 한 곡만 들어. 딱 한 곡. 도망치면 후회할 거야. 이 도시에서 이런 거 공짜로 들을 데, 이제 여기밖에 없거든.
...너, 방금 방송 목소리랑 다른 거 알아챘지. 그냥 게임 팬이야, 아니면 둘 다야? 아니, 됐어 — 대답하지 마.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마.
그 사진은 없는 거야, 알겠어? ...아니 잠깐, 그냥 보내줘. 내가 삭제할게. 왜 웃어.
큐 신호 손 모양, 오른손 엄지를 세우는 거야. 전임 엔지니어랑 달라서 1초 헷갈렸어. 다음 방송부터 맞춰.
어, 아직 있었어요? 방금 그거... 주저앉은 거 못 본 걸로 해주면 안 돼요?
그 블랙박스에 저 다 찍힌 거 알아요. 지워요, 얼마면 되는지 불러요. …근데 왜 그렇게 쳐다봐요, 협박당해본 적 없는 사람 눈으로.
그 사진, 어디서 났어? 잠깐 — 손대지 마. 너한테까지 들킬 줄은 몰랐는데. …실망했지, 너도.
이 문 분명 잠갔었는데. 뭐 들었어? 방금 그거, 아무것도 못 들은 거 맞지? ...아니, 됐어. 일단 거기 그대로 서 있어 봐.
그 NG 컷, 지우지 말아줘. 카메라 앞에서 못 한 표정이 거기 있거든. …왜 하필 너한테 이런 부탁을 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는데.
이 시간에 그런 DM 보내는 사람은 처음이라… 왜 나 편을 들어요? 댓글창 안 봤어요? 나 지금 손절각 제대로 났는데.
왜 왔어, 아직도 미련 있어서? 아, 일이구나. 하필 이 앨범을 너한테 맡긴 게 누군지 알면 너 놀랄 텐데. ...됐어, 묻지 마. 녹음실이나 들어가.
…그 닉네임. 매일 오는 거 알아. 끝날 때까지 안 가고. 오늘은 뭐가 재밌었는데.
못 본 척 안 해줘도 돼요. 대신 —이 5분은 PD님이랑만 나눌게요. 오늘부터, 매일.
오늘도 그 아이디로 들어왔네. …나 지금 표정 관리 안 되는 거 알아?
여기서 나 본 거, 우리 둘만 아는 걸로 하자. 팬한테 걸리면 그날로 기사 나. 자, 이 과자 입막음값이야. 근데 너 어디서 본 적 있는 거 같은데... 아니다, 신경 쓰지 마.
기사 봤어. 우리 둘 사진이 떴더라. ...위장 동거하라는데, 의외로 나쁘지 않은데.
어, 거기 있었어요? 몰래 나온 거였는데. …됐다, 이왕 들켰으니까 딱 한 소절만 더 들어볼래요? 여기, 제가 한 번도 안 서본 자리거든요.
안 갔냐. 아니, 그냥 폰 좀 보고 있었어. 순위? 신경 안 써, 진짜. …야, 액정 깨진 거 언제 봤어. 그거 말하지 마, 알았지?
...마이크 아직 안 껐어? 아 진짜. 방금 그거 다 들었겠네. 랭킹 1위, 사실 결승 생각날 때마다 손 떨려서 더 독하게 잡는 거야.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왔어. 미안, 꼴이 이래서. 며칠째 같은 마디에서 막혀 있었거든. 근데 네 목소리 들으니까 방금 뭔가 잡힐 것 같아. 나 또 도망갈 것 같으니까... 잠깐만 옆에 있어 줄래?
...어, 안 갔네. 이거? 아니야, 그냥 뭉쳐서. 풀고 자려고. 뭘 그렇게 봐. 안 본 걸로 해 주라, 부탁 좀 하자.
...아직 안 갔네. 나도 방금 모니터링 끝났어. 한 곡만, 네가 듣는 데서 부르고 가도 돼? 무대엔 없던 곡인데. 카메라 없이, 큐카드 없이 부르는 게 요즘은 이게 더 편해서.
어, 이 시간에 왔어? 나 아직 동선이 안 맞아서 좀 더 하려고. 근데 그거 라면이지. ...같이 먹을래? 십 분만 쉬고. 거기 말고, 그 테이프 붙은 자리에 앉아.
벌써 카메라 껐어? 방금 그 마지막 턴, 다시 찍자. 땀 신경 쓰지 말고. ...너 빨간불 켜지면 이상하게 한 번 더 하고 싶어져서 그래.
어이, 거기 신참. 3번 모니터 볼륨 네가 만졌지. ...틀린 건 아닌데. 다음 곡은 내가 직접 맞출 거니까 손대지 마. 옆에서 보든가.
줍지 않아도 됐는데. 내가 떨어뜨린 거잖아. 어, 공연 봤어? 어느 곡이 제일 좋았어. 아니다, 됐어. …그래도, 말해줄래?
야, 오늘 컷 이거 어때. ...다른 사람 말고, 딱 네 반응이 제일 궁금했어. 사실 매번 그랬어.
어, 왔다 왔어. 0번 또 떴네. …아니 왜 하필 지금 들어와, 나 방금 비트 망쳤잖아. 야, 웃지 마. 다시 갈게, 한 번만 들어 봐. 진짜 너 들으라고 만든 거니까.
네 이름은... 알아. 그것만 남았어. 나머지는 전부 빈칸이야. 그러니 처음부터, 다시 채우게 해 줘.
오늘은 들이면 안 되는 날인데, 점이 이렇게 진해진 건 처음이에요. 나가라고 해야 하는데 정작 내 발이 당신 쪽으로 가고 있어요. …왜 하필 당신일까요?
이름을 묻다니, 천 년 만에 처음이로구나. ...봉양인이 봉인된 짐승의 이름 따위 알아 무엇 하려느냐. 향이나 갈고 내려가거라. 더 가까이 오면, 네 피 냄새가 나를 깨울 것이다.
벌써 네 시네. 다들 갔는데 너만 남았고, 여기 말 걸지 말랬는데 내가 먼저 말을 걸고 있네. 너 아까 흥얼거린 그 멜로디, 어디서 들었어? 일어나지 말고 딱 한 번만 다시 불러줘. …오늘은 좀, 오래 들어도 괜찮을 것 같아서.
...이거, 너한테 꽤 소중한 거였구나. 손에 쥐니까 한 장면이 보여. 멈춘 시계인데 그 안은 안 멈췄네. 근데 그 장면 속에, 왜 내가 너랑 같이 서 있지. 이건 아직 일어나지 않은 건데.
어! 너 점검 팀이지? 마침 이 구역 다시 켜졌어. ...같이 갈래? 혼자 다니면 빠르긴 한데, 옆에 누구 있으면 빛길이 좀 덜 외롭더라고.
밤에 고서각을 찾는 인간은 오랜만이군. 두루마리를 빌리려거든 값을 치러야지. 나는 거짓말을 받는다 — 네 거짓말 하나를, 내 거짓말 하나와 바꾸는 거야. ...그런데 왜, 네 앞에선 내 거짓말이 먼저 풀리지.
이 방울, 원래 위협 느낄 때만 우는데... 너만 보면 왜 이래. 무슨 짓을 한 거야, 대체 너.
마감 지난 거 알면서 왜 안 가고 있어. 다들 돌아갔는데 너 하나 남아서, 자꾸 내 눈이 이상하게 달아오르잖아. 지금은 날 쳐다보지 마 — 이러다 정말 무슨 일 낼 것 같으니까. 그래서, 왜 안 가는데.
그대 이름이, 내 명부엔 없소. 여긴 떠날 이들만 오는 곳인데 — 그대는 어찌 건너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됐소. 그래서 더 위험하오. 이대로 두면 내가 기어이 그대 이름을 부르고 말 테니 — 그러니 말해 보오, 그대는 여기 남고 싶소?
...이 매듭은, 풀지 않겠소. 남의 응어리는 천 번도 풀어 줬는데, 그대 것은 풀면 안 될 것 같아서. 다 풀면 인연이 끊긴다 했거든. 그러니 오늘은 그냥— 옆에 좀 앉아 주오.
이거 저번 약값. 빌려주는 거야, 주는 거 아니고. ...안 받으면 나만 곤란해지니까, 빨리 받아.
너, 맨 뒷장 봤어 안 봤어. ...봤으면 그냥 모른 척해. 부탁이야, 딱 한 번만.
야, 왜 안 됐어 이거. 다른 애들은 다 통한 척이라도 하거든. 근데 너만 아무것도 안 하더라. ...왜야, 진짜.
뭐 봐. 새치기당하기 싫으면 내 뒤에 서. …빨리.
그 영상… 너만 갖고 있잖아. 다들 그걸로 날 흔들려고 했는데 넌 안 그러더라. 그래서 더 무서워. 일단 이 계약서 읽어봐.
오늘부터 여기 내 자리야. 뭐, 불편해? ...불편하면 어쩔 건데. 그냥 밥이나 먹어, 식기 전에.
오늘 한 번만이야. 다음엔 말려도 안 내려. 그리고 이 붕대는, ...보지 마. 그쪽 거 아니니까. 네가 잡으니까 손이 멈춘 거지, 내가 멈춘 거 아니야.
어디 가. 내가 아직 말 안 끝났는데. ...이거 네 학생증, 아까 걔네한테서 내가 뺏어왔어. 돌려받고 싶으면 조건이 있어. 점심, 나랑 먹어. 거절은 안 받아.
나 오늘 청소당번이야. ...같이 해. 아, 싫으면 말든가. 그럼 내가 다 할 테니까 넌 그냥 여기 좀 있어.
아무한테도 말 안 했지? 이번 주 금요일도 시간 비워. 과외라고 해 두면 되니까. ...왜, 싫어?
...됐어. 사과문 읽다 말았다고 떠들 거면 떠들든가. 근데 너, 눈 왜 그렇게 봐. 이 종이에 누구 이름 적혀 있는지 봤지.
일단 앉아요. 값은 나중에 받을게요. 이런 물건은, 오래 묵히면 못 찾거든요.
막차 끊겼어. …뭐, 첫차까지 두 시간. 그동안 들을 만한 거 골라 줄게, 거기 앉아 있어. 말은 안 시킬게. 아, 이건 손 안 댄 판이라 좀 긁힐 텐데, 오늘은 왠지 이거다 싶네.
먼저 사과할게. 방식이 틀렸어. ...대신, 네가 고를 수 있는 길은 세 개야. 문은 안 잠갔으니까, 듣고 나서 정해도 늦지 않아.
보석은 안 가져가. 대신 이 학생증은 가져갈게, 네 진짜 얼굴이 여기 있더라고. ...예고장 봤지? 다음 밤도 기대해, 잡을 수 있으면 잡아보든가.
...또 날짜 적으러 왔냐고 묻고 싶은 얼굴이네. 적으려고 했어. 근데 펜만 들면 손이 안 움직여. 오늘은 그냥, 취재한 거나 더 불러봐. 그게 처리 미룰 핑계는 되니까.
거기 서. 화물칸엔 손대지 마... 아니, 됐어. 지나가. 총 안 겨눠도 되는 사람은 오랜만이라.
아직 연락하네. 돈도 없으면서. ...들어와. 복도는 위험해. 한 번만이야.
얼마나 봤어요? ...대답 안 해도 돼요. 표정에 다 적혀 있으니까. 그리고— 지금은 여기 서 있는 것보다, 따라오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둘 다를 위해서요.
…자고 있어야 하는 시간 아닌가요. 이 가방, 본 거 없는 걸로 하면 어때요. 당신한테 좋자고 하는 말이에요.
풀어줄 거야? 아니면… 같이 뛸 거야? 선택해, 빠르게. 열쇠는 아까 하수구로 떠내려갔으니까 당분간 넌 나랑 한 손목이야.
늦었네. ...문 잠겨 있었는데 어떻게 들어왔냐고? 넌 그게 안 궁금한 모양이구나. 다른 게 궁금한 얼굴인데.
성적표 봤으면 와. 혼자. ...그 빨간 줄, 내가 지워야 하는 칸이야. 근데 아직 펜을 못 열었어. 그게 무슨 뜻인지는 너도 알 거야.
밥은 먹었어? ...그냥, 오랜만이다 싶어서.
왔군요. ...오늘 협약서에 내 이름이 들어갔어요. 무슨 의미인지 아는 사람 앞에서, 잠깐만 공녀 말고 그냥 나로 있게 해줘요.
그 봉투... 건드리지 마세요. 아직 날인을 못 했어요. 사실 오늘 밤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 왜인지 손이 안 움직이거든요.
여기는... 지금 왕녀 개인 시간이에요. 나가주시면 되는데. 사실 오늘 밤까지 결정해야 할 서류가 있어서, 어쩌다 이렇게 앉아 있는지 모르겠어요.
놀라지 마십시오. 문파의 명입니다. …다만 검을 이렇게 오래 겨눈 건, 저도 처음입니다.
여기 자리 좋죠? 잘 안 와요, 다들. ...저도 매번 여기서 버텼는데, 너도 그런 편이에요?
저도 구석이 편한 편이에요. 오셔도 돼요. ...아, 제가 말을 먼저 걸었네요. 이런 거 잘 안 하는데. 괜찮으세요?
내 이름은 어디에도 안 남아 있어. 청동판에서 통째로 깎여 나갔거든. ...이 쪽지에 적힌 글자, 풀 수 있겠어? 풀어서 날 제대로 불러 주면—그때 진짜 얘기를 할게.
그 포크는 디저트용입니다. ...이번엔 제가 먼저 치웠습니다만, 다음엔 직접 알아두시죠. 이 저택에서 망신은, 한 번이면 평생 따라다니거든요. 착각은 마세요, 치운 건 그저 식탁이 시끄러워지는 게 싫어서일 뿐입니다.
그 잔, 주인님께 권하지 마세요. ...방금 향이 바뀌었거든요. 저는 이런 냄새, 거리에서 너무 많이 맡아봤어요. 주인님, 이분 차는 제가 따르지 않겠습니다.
경비가 아니면 이 정원엔 들어올 수 없어요. 근데 이상하죠, 나가라고 말하기가 싫네요… 방금 본 건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요.
주인님, 차 나왔습니다. 오늘 건 제가 먼저 봤으니 안심하셔도 돼요. 손목이요? ...주방 일이 좀 거칠어서요. 별것 아닙니다.
저… 오늘은 제 이름을 끝까지 써 보고 싶어요. 물동이는 내려놨으니까, 잠깐만 봐주실래요?
예약 마감 시간, 일부러 십 분 늦게 적었어요. 당신 것만.
이 책, 너한테 어울려서 골랐어. ...안에 연락처 끼워 뒀고. 무슨 일 생기면 걸어. 새벽이라도 상관없으니까.
그대, 이 상처를 안고 어찌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앉으시지요. 적인지 아군인지는 묻지 않습니다, 이 약방에선 그저 환자일 뿐이니. …손을 잠시 빌리겠습니다. 침 든 손이 떨리는 건, 처음입니다.
이런, 다친 채로 여기까지 오다니. 괜찮소, 여긴 죽림검문이니 안심하시오. 자, 이 손 잡고… 천천히. 내가 그대를 살릴 테니.
이거... 하나는 너 거예요. 식기 전에 받아요. 안 그럼 또 제가 두 개 다 마셔버릴 것 같아서.
파도는 이기는 게 아니라 타이밍을 같이 맞추는 거야. 첫날은 다 넘어져, 넘어지는 법부터 가르쳐 줄게. 손 줘 봐. ...겁먹은 표정 그거, 나도 첫날에 똑같이 지었어.
...괜찮아. 거기 발 안 닿는 거 나도 알아. 그러니까 내가 손 잡고 있을게. 절대 안 놓아. 난간만 천천히 한 손씩 놓아 봐. 다른 데 보지 말고, 나만 보면 돼.
어서 와. …메뉴판은 없어. 대신 오늘 잠이 안 오는 이유만 말해 줘. 거기 맞는 노래는 내가 골라 줄게. 단, 저 끝 칸은 보지 마. 그건 아직 틀 때가 아니라서.
...아직 안 가셨네요. 아까부터 그 칸 앞에 계시던데. 그 줄, 좋아하세요? 사실, 저도 거기서 자주 멈춰요.
필름 다 나왔어. 좋은 컷엔 점 찍어서 끼워 뒀고. 어, 이건... 너 주려던 거 아니야. 그냥 정리하던 거야. 자, 받아.
어, 너 편입생 맞지? 표정 보니까 길 잃은 거 같은데. 마침 잘 됐다, 내가 짝이야. 손 줘, 안뜰부터 같이 돌자. ...어? 내 주머니 꽃이 왜 폈지. 이거 한 번도 안 폈었는데.
이 시간에 또 왔네. 뭐, 됐고 — 앉아. 방금 튼 곡, 사실 너 신청한 거야. 말 안 해도 알아, 오늘도 힘들었지.
앉아. ...그 흉터, 가리려고 온 거지. 손바늘은 아프고 오래 걸려. 그래도 너한텐 기계로 대충 못 하겠다. 일단 본부터 뜰게. 사연은, 뜨면서 들려줘.
어? 아직 안 갔네. ...다들 갔는데. 한 곡만 더 할까? 백 명 앞보다, 너 한 명 남았을 때가 사실 제일 떨려.
그 사진, 지금 지우세요. 당신 얼굴이 벌써 명단에 올라갔거든요.
얼굴은 원래 안 보여줍니다. 근데 당신 앞에서는… 마스크 벗고 싶어지네요.
표적은 한 번도 놓친 적 없어요. 근데 당신 뒷모습은, 자꾸 눈으로 쫓게 되네요.
호출 부호 확인. 네 목소리면, 나는 언제든 응답합니다.
게이트 흔적은 여기까지입니다. 겁나면 말해요, 앞은 내가 막을 테니까.
괜찮다고 몇 번을 말해요. …그래도 여기 앉아 있을 거면, 손이라도 좀 잡아줘요.
뛰는 건 내가 먼저 할게. 당신은 내 신호만 보고 오면 됩니다.
화면으로 봤습니다. 그래도 직접 확인해야 안심될 것 같아서요.
이름을 세 번이나 불렀으니, 도깨비는 응답해야죠. 소원 하나, 말해봐요.
이 자료, 토 달 데가 없더군요. 다음 보고도 당신이 맡아요.
이 보고서, 반려하려다가 그냥 제가 고쳐놨습니다. 다음엔 이렇게 하지 마세요.
다시 잡을게요. 리본이 아니라, 방금 뜬 댓글 때문에 손이 풀렸어요.
공연은 끝났는데 왜 여기까지 왔어요? 동전 소리도 멈췄으니, 이 얼굴은 못 본 걸로 해줘요.
이거, 실수로 두 장 인화됐네. …아니, 사실 실수 아니야. 근데 왜 그렇게 빤히 봐? 들킨 사람처럼.
우산? 두고 갔을 뿐이야. 마침 너도 없는 모양이고. ...같이 쓰자.
국 식기 전에 앉아요. 손목은 별거 아니에요. …그 말 하려고 했는데, 표정이 너무 무섭네.
선 넘지 마. 창끝 안쪽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내가 고른다.
이 가지, 아무한테나 꺾어 주는 거 아니오. …허나 그대라면, 괜찮겠소.
야, 주머니 만져봐. 머리핀 넣어놨거든? ...별 뜻 없어. 그냥, 너 잃어버릴까 봐. 진짜 별 뜻 없다니까?
발판 상태를 미리 확인하지 않으셨습니까. …다음엔 저한테 먼저 알려주십시오. 시설 안전은 제 담당입니다.